오늘
문 앞에 서 있던 사람, 시신 밑에서 울린 전화, 밤마다 켜지는 화면. 이야기는 대개 별것 아닌 장면에서 시작해서 집 안쪽으로 들어온다.
막차의 마지막 칸만 불이 꺼져 있다. 사람들은 그 칸을 지나쳐 앞칸으로 옮겨 탄다.
유품으로 남은 기기, 죽은 사람의 알림, 정해진 시간의 물건이 하나의 밤으로 이어진다.
방 안에서 벨 소리가 났다. 휴대폰은 시신의 머리 밑에 있었고, 꺼내려는 순간 죽은 사람의 눈과 마주쳤다.
5층에서 여자가 타더라도 말을 걸지 말 것. 1층을 눌렀는데 올라가기 시작하면, 이미 늦다.
노트북은 생일 선물처럼 집에 들어왔다. 문제는 그 물건의 주인이 이미 죽은 뒤였다는 점이다.
밤마다 같은 시간에 멈추는 괘종시계. 고장이라고 넘기기엔, 집 안의 침묵이 먼저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답인 문은 하나뿐이다. 그런데 번호가 늘어날수록 방도 늘어나고, 먼저 나간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환영 인사 아래 번호가 하나씩 늘어난다. 누군가는 로비를 벗어났고, 누군가는 미끄럼틀 안쪽을 보았다.
사무실도 복도도 아닌 노란 공간. 빠져나온 줄 알면 같은 벽지가 다시 돌아온다.
아홉 개 방을 지나면 돈을 준다는 말. 첫 방은 장난 같고, 다음 방부터는 돌아갈 문이 달라진다.
세이브 파일에는 모르는 이름이 남아 있다. 게임은 시작됐고, 화면 밖까지 따라온다.
닫힌 방 안에서 사람들은 잠을 빼앗긴다. 창문 너머 연구자는 기록만 남긴다.
어릴 때 봤던 해적 인형극을 떠올리자, 모두가 같은 장면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예쁘냐는 질문에는 안전한 대답이 없다. 대답이 늦어도, 대답이 빨라도 길은 좁아진다.
상반신만 남은 여자가 팔꿈치로 달려온다. 소리는 이름처럼 먼저 도착한다.
빨간 종이를 고를지, 파란 종이를 고를지 묻는 목소리. 어느 쪽도 손에 쥐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