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스크를 쓴 여자가 묻는다
예쁘냐는 질문에는 안전한 대답이 없다. 대답이 늦어도, 대답이 빨라도 길은 좁아진다.
길은 밝고, 사람도 있다.
그래서 처음엔 더 이상하다. 어두운 골목이 아니라 하교길, 큰길, 역 근처 같은 곳에서 여자가 말을 건다. 마스크를 쓴 채로, 아주 평범한 목소리로 묻는다. 내가 예쁘냐고.
Kuchisake-onna는 일본의 대표적인 도시전설이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여자가 질문을 던지고, 대답에 따라 다시 얼굴을 드러낸다. 입이 귀까지 찢어진 얼굴을 보인 뒤 같은 질문이 한 번 더 돌아온다. 여기서부터는 어떤 대답도 안전하지 않다.
이 이야기가 오래 남는 이유는 장면이 너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괴물은 벽장에서 튀어나오지 않는다. 길에서 말을 건다. 피해자는 도망치기 전 먼저 대답해야 한다. 질문 하나가 길을 막고, 대화가 함정이 된다.
구치사케온나는 얼굴의 공포보다 선택지의 공포에 가깝다. 예쁘다고 해도, 아니라고 해도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괴담을 읽고 나면 무서운 건 가위보다 질문이다. 누가 마스크를 쓰고 다가오는 순간, 이미 대화는 시작됐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