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무도 본 적 없는 어린이 방송
어릴 때 봤던 해적 인형극을 떠올리자, 모두가 같은 장면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어릴 때 본 방송을 다시 떠올리는 일은 보통 따뜻하다.
그런데 Candle Cove에서는 기억이 서로 맞아떨어질수록 더 이상해진다. 누군가 오래된 게시판에 “그 해적 인형극 기억나?” 하고 묻는다. 다른 사람들은 처음엔 희미하게 웃다가, 곧 같은 장면을 말하기 시작한다. 웃는 해적, 삐걱이는 인형, 너무 오래 이어지는 비명 같은 음악.
Creepypasta에 실린 Candle Cove는 원작자 Kris Straub의 짧은 형식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잃어버린 방송 괴담이다. 이야기는 방송 내용을 길게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이 기억을 맞춰 보는 대화만으로, 존재하지 않아야 할 프로그램을 점점 실제처럼 만든다.
무서운 건 화면보다 기억 쪽에 붙어 있다. 혼자 잘못 기억한 줄 알았던 장면을 다른 사람도 알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장면을 말한다고 해서 그 방송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같은 기억이 모일수록, 그때 TV 앞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정말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알 수 없어진다.
마지막에는 오래된 프로그램명보다 어린 시절의 빈칸이 더 오래 남는다. 그 시간대에 TV는 켜져 있었고, 아이는 분명 화면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부모는 아무 방송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냥 아이가 빈 화면을 보고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