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잠들지 못한 실험실

닫힌 방 안에서 사람들은 잠을 빼앗긴다. 창문 너머 연구자는 기록만 남긴다.

해외

녹음 버튼은 켜져 있고, 방은 안에서 잠겨 있다.

유리 너머에는 연구자가 있다. 방 안의 사람들은 잠을 빼앗겼고, 천장 마이크는 숨소리까지 기록한다. 처음 며칠은 기록이 잘 남는다. 누가 언제 말을 멈췄는지, 누가 벽을 보고 웃었는지, 누가 잠들지 않기 위해 자기 몸을 어떻게 괴롭혔는지. 기록자는 안전한 곳에 있고, 대상자는 닫힌 곳에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람보다 문서가 더 차갑다.

3일째. 대상자들은 아직 대화를 나눈다. 같은 농담을 반복하고, 아무도 웃지 않는다. 5일째. 한 명이 벽 쪽으로 돌아앉았다. 잠을 자는 것 같지는 않다. 눈을 감지 않는다. 9일째. 내부 마이크가 찢어질 정도의 비명이 들어왔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문은 열지 않았다.

Russian Sleep Experiment는 오래전부터 인터넷에 떠돈 수면 실험 괴담이다. 1940년대 소련 실험실, 잠을 빼앗긴 포로, 닫힌 방과 관찰창이라는 틀을 빌린다. 실제 기록처럼 보이는 이름을 달고 퍼졌지만, 이 이야기는 전쟁 기록보다 괴담의 방식으로 움직인다. 사람이 망가지는 장면보다, 그걸 계속 적는 손이 더 서늘하다.

며칠이 지나면 대상자들은 침대에 눕지 않는다. 잠들까 봐 서로를 때리고, 자기 팔을 긁고, 천장 구석을 향해 말을 건다. 연구자들은 가스를 줄일지 말지 회의한다. 안에서 사람이 살려 달라고 하는데, 바깥의 문장들은 계속 짧다. “반응 있음.” “수면 없음.” “격리 유지.”

12일째. 대상자 한 명이 자신은 더 이상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13일째. 방 안에서 찢긴 종이 같은 소리가 계속 난다. 종이는 지급된 적 없다. 15일째. 가스를 차단했다. 문을 열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내부에서는 열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이 열리기 직전이 가장 조용하다. 연구자들은 총을 들고 서 있고, 유리창 안쪽은 안개처럼 흐리다. 그 안에서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이 이쪽을 본다. 잠을 빼앗긴 사람들은 괴물이 되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깨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의 표정을 잃었다. 그리고 그들을 본 기록자는 마지막 줄을 완성하지 못한다.

처음 들린 곳

러시안 수면 실험 크리피파스타에서 출발한 폐쇄 실험실 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