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중고 게임팩 안의 아이

세이브 파일에는 모르는 이름이 남아 있다. 게임은 시작됐고, 화면 밖까지 따라온다.

오늘

중고 게임팩에는 이전 주인의 손때가 남아 있다.

스티커는 조금 벗겨져 있고, 플라스틱 틈에는 먼지가 끼어 있다. 그래도 게임이 켜지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첫 화면에서 이미 모르는 이름이 기다리고 있을 때다. 지운 적 없는 세이브 파일, 만든 적 없는 캐릭터, 그리고 BEN이라는 이름.

BEN Drowned는 Alex Hall, Jadusable로 알려진 창작자가 만든 대표적인 게임 괴담이자 ARG로 알려져 있다. Majora’s Mask 카트리지가 이상하게 작동하고, 게임 속 사건이 화면 밖의 게시글과 영상으로 번져 나가는 구조가 핵심이다.

게임 괴담의 무서움은 조작감에서 온다. 키를 누르면 반응해야 하는데, 화면이 먼저 움직인다. 삭제한 파일이 돌아오고, NPC가 플레이어를 아는 듯 행동하고, 시스템 메시지가 이야기의 일부처럼 변한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끄면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저장 파일은 현실의 이름을 알고 있다.

저주받은 카트리지 이야기는 오래된 물건 괴담과 닮았다. 누가 쓰던 물건인지 모른 채 집으로 들였고, 켜는 순간 이전 주인의 시간이 같이 열린다. 차이는 하나다. 이 물건은 사람을 겁주는 데 그치지 않고, 플레이하게 만든다.

처음 들린 곳

Jadusable의 BEN Drowned와 저주받은 게임팩 괴담에서 출발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