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철길에서 들리는 테케테케

상반신만 남은 여자가 팔꿈치로 달려온다. 소리는 이름처럼 먼저 도착한다.

기록

막차가 끊긴 뒤의 철길 옆 역은 생각보다 밝다. 계단 아래 바닥까지 형광등 불빛이 닿아 있어서, 무언가 숨어 있을 자리가 없어 보인다.

자동판매기 불빛도 남아 있다. 그래서 플랫폼 끝에서 처음 그 소리가 들렸을 때, 누군가는 청소 도구가 끌리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딱, 딱, 딱. 철길 아래 콘크리트 바닥에 팔꿈치가 찍히는 소리인데, 아직 그걸 모른다.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도 아니고, 구두굽 소리도 아니다.

소리는 선로 아래에서 난다.

고개를 숙이면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인다. 처음엔 사람 머리처럼 보인다. 그다음에는 어깨가 보인다. 그다음에는 팔꿈치가 바닥을 찍는다. 다리는 없다. 상반신만 남은 여자가 두 팔로 몸을 끌며 올라오고 있다. 팔꿈치가 콘크리트를 때릴 때마다 소리가 난다.

테케, 테케.

테케테케는 그 소리로 이름이 붙은 도시전설이다. 하반신을 잃은 여자의 원혼이 역과 철길 주변을 떠돌고, 마주친 사람을 자기와 같은 모습으로 만든다는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괴담마다 세부는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오래 남는 건 모습보다 속도다. 다리가 없는데 너무 빠르다.

도망치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역 계단은 이상하게 길다. 평소에는 몇 초면 올라가던 곳인데, 뒤에서 팔꿈치 찍는 소리가 들리면 한 칸이 너무 높아진다. 손잡이를 잡은 손이 미끄럽고, 가방끈이 어깨에서 흘러내린다.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은 꼭 한 번 돌아본다.

그때 여자는 이미 계단 아래에 있다.

몸이 반밖에 없어서 더 작아 보여야 하는데, 아니었다. 낮은 곳에서 올려다보는 얼굴은 오히려 가까웠다. 머리카락은 젖어 있고, 두 손은 바닥을 짚은 채 다음 칸을 찾고 있다. 입은 크게 벌어져 있지만 비명을 지르는 것 같지는 않다. 자기 이름을 내는 것 같다. 테케. 테케. 테케.

이 괴담을 들은 뒤에는 철길 옆을 지날 때 발소리보다 마찰음이 먼저 걸린다. 육교 밑, 지하도 입구, 플랫폼 끝. 누가 쫓아오지 않아도 귀는 아래쪽을 찾는다. 어딘가에서 딱딱한 것이 바닥을 찍는 소리가 나면,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걷는 속도를 올린다.

그러다 소리가 같이 빨라지면 안 된다. 그때는 이미 들킨 것이다.

처음 들린 곳

일본 도시전설 테케테케에서 출발한 철길 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