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계는 2시 22분을 멈추지 않는다
유품으로 남은 기기, 죽은 사람의 알림, 정해진 시간의 물건이 하나의 밤으로 이어진다.
그날 밤, 상속 정리를 맡은 나는 다락방에 쌓인 상자를 하나씩 열었다.
가장 아래에 놓인 건, 표지가 깎인 회색 노트북이었다. 전원 버튼이 눌린 듯 보였지만 전원은 꺼져 있었고, 전면엔 오래된 이름표 한 장만 붙어 있었다. 이름표엔 「지수」라고 적혀 있었고, 영수증에는 구매일보다 오래전에 끝난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미 주인이 떠난 물건이라는 뜻이었다.
노트북을 옮기자 작은 알림음이 났다. 화면은 오랫동안 비활성 상태였지만, 2초 뒤엔 잠금화면으로 전환됐다. 화면 아래에는 알 수 없는 번호에서 온 하나의 미리보기 메시지만 떠 있었다. 메시지는 공백으로 시작했고, 마지막 줄에 ‘지금이야’ 한 글자만 남아 있었다.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 배터리를 빼고, 전원선까지 뽑고, 결국 창고 선반으로 내려두었다. 그때부터가 오히려 더 불안했다. 날이 바뀐 뒤 2시 22분이 되면 물건들이 동시에 반응했다. 부엌에 놓인 무선 라디오가 켜졌다 멈췄고, 마루 끝의 벽시계가 두 번 똑딱 소리를 냈고, 꺼진 듯한 휴대폰 케이스가 바닥을 가볍게 울렸다.
메시지는 바뀌지 않았고, 번호는 같은 곳이었다. 2시 22분이 되면 화면에선 같은 창만 열렸다. “문 앞에서 기다려.”
나는 처음엔 배터리 경고로 넘겼다. 그런데 경고음이 아니라, 실제로 뒷문 경첩이 흔들렸다. 그 순간엔 분명히 누가 문 앞으로 걸어와 있는 걸 보는 건 아니지만, 문 앞의 공간만 단단히 차갑게 남았다. 마치 집은 그 시간을 빌려 누군가의 도착만 기다리는 것 같았다.
새벽이 끝난 뒤, 알 수 없는 번호의 알림은 사라졌다. 노트북도 조용해졌다. 다만 그날 이후로 선반의 빈칸만은 남았고, 2시 22분이 되면 지금도 손목시계가 떨리는 진동이 먼저 왔다. 누군가는 그걸 꿈이라 부르겠지만, 나는 그 시간만 되면 빈칸 앞을 지나가지 못한다.
사람은 이미 떠난 물건을 치우고 싶어도, 시간이 되면 돌아가는 건 물건이 아니라, 정해진 방식으로 남은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