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체 밑에서 울린 휴대폰

방 안에서 벨 소리가 났다. 휴대폰은 시신의 머리 밑에 있었고, 꺼내려는 순간 죽은 사람의 눈과 마주쳤다.

방송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해가 거의 넘어간 뒤였다.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 열쇠공이 문을 따는 동안 복도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틈이 벌어지자 먼저 나온 건 냄새였고, 그다음엔 오래 닫혀 있던 방의 축축한 공기였다.

방 안에는 사람이 누워 있었다.

침대와 벽 사이에 반쯤 기대듯 쓰러져 있었고, 고개는 베개 쪽으로 꺾여 있었다. 혼자 살던 사람이었다. 연락할 가족을 찾으려면 휴대폰이 필요했다. 경찰은 방을 살폈다. 책상 위, 충전기 옆, 바닥에 떨어진 옷가지 사이. 아무 데도 없었다.

그때 벨소리가 났다.

처음엔 누군가 밖에서 전화를 거는 줄 알았다. 그런데 소리는 방 안에서 났다. 정확히는 침대 쪽이었다. 침대 아래도 아니고, 이불 속도 아니었다. 소리는 시신의 머리 아래에서 울리고 있었다.

손을 넣어야 했다. 경찰 한 명이 머리 밑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손끝에 딱딱한 모서리가 닿았다. 휴대폰이었다. 그것을 빼내려는 순간, 시신의 고개가 툭 떨어졌다.

눈이 열려 있었다.

죽은 사람의 눈과 마주친 채로 벨소리는 계속 울렸다. 화면에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떠 있었다. 받을 수 없었다. 받으면 안 됐다. 그래도 벨은 끊기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MBC 심야괴담회 89회 <고인의 핸드폰>에 나온 사연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회차 정보MBC 영상, Apple TV 회차에 그날의 방이 더 남아 있다.

그 뒤로 사연자는 벨소리를 꺼두었다고 한다. 진동도 꺼두고, 알림도 꺼두었다. 그런데 가끔 아무것도 켜지지 않은 휴대폰이 먼저 어두워진다. 화면은 검은데, 방 안 어딘가에서 그때의 벨소리가 난다. 한 번, 두 번, 세 번. 머리 밑에서 울리던 바로 그 소리로.

처음 들린 곳

MBC 심야괴담회 시즌1~3 89회 <고인의 핸드폰>에 나온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