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른 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5층에서 여자가 타더라도 말을 걸지 말 것. 1층을 눌렀는데 올라가기 시작하면, 이미 늦다.
혼자 타야 한다.
누가 같이 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4층을 누른다. 문이 열려도 내리지 않는다. 다시 2층, 6층, 2층, 10층. 순서를 틀리면 그냥 끝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1층으로 내려가면 된다.
진짜는 그다음이다.
10층에서 다시 5층을 누른다. 문이 열리면 여자가 탄다. 모르는 여자다. 같은 건물에서 본 적도 없고, 같은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탈 만한 사람도 아니다. 그래도 타야 한다. 그리고 그 여자가 타는 순간부터는 절대 말을 걸면 안 된다.
쳐다봐도 안 된다.
그 여자가 먼저 말을 걸 수도 있다고 한다. 어디 가느냐고 묻거나, 몇 층에 사느냐고 묻거나, 아주 평범한 목소리로 대답을 기다린다. 그래도 대답하면 안 된다. 그 여자를 사람으로 보면 안 된다고 했다.
4층. 문이 열린다. 내리지 않는다.
2층. 다시 닫힌다.
6층. 아무도 없다.
2층. 버튼 불빛만 남는다.
10층. 5층을 누른다.
5층. 여자가 탄다. 말하지 않는다.
그다음 1층을 누른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면 실패다. 문이 열리면 그대로 내리면 된다. 복도는 그대로고, 휴대폰도 터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내려가지 않고 올라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더 이상 같은 건물이 아니다.
1층 버튼에 불이 들어온다. 숫자는 내려가지 않는다. 6, 7, 8, 9. 그때까지 다른 버튼을 누르면 돌아갈 수 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손이 멈춘다. 9층을 지나면 이미 성공한 거라고, 아니 실패한 거라고, 둘 중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어진다.
10층에서 문이 열린다. 복도는 비어 있다. 창밖은 너무 어둡고, 건물 안에는 불이 켜져 있는데 사람 소리가 없다. 휴대폰은 신호를 잃는다. 멀리서 누군가 서 있는 것처럼 보여도 확인하러 가면 안 된다. 고개를 돌리는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이 이야기는 일본 도시괴담으로 알려진 뒤 여러 나라에서 “엘리베이터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퍼졌다. Kowabana가 옮긴 글에는 층수와 금기가 더 자세히 남아 있다. 거기서도 확인 방법은 하나뿐이다. 그 세계에는 나 말고 아무도 없어야 한다.
돌아오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같은 순서를 거꾸로 밟으면 된다. 다만 돌아오는 길에도 5층에서 여자가 탄다. 이번에는 처음보다 가까이 선다. 버튼을 누르는 손 바로 옆에 서서, 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얼굴을 보고 묻는다.
왜 다시 가려고 하느냐고.